좌석버스에서 생긴일
좌석버스에 탔습니다.
<오늘 필자가 탄 좌석버스와 같은 기종의 버스>
좌석버스지만 언제나처럼 서서가는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40분을 넘게 달려 시내로 접어듭니다.
웬일로 자리가 났습니다.
올레.
주변을 살폈습니다.
약자를 배려하는 정의롭고 착한 사람이기 때문은 개뿔.
운동했냐는 소리 귀에 못이박히도록 듣게해준 굴곡진 몸매탓에
고등학교 때부터 버스지하철의 의자와는 이별이 아닌 이별을 하고 살아왔습니다.
서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제 나도 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만의 재회인가..
선택하는 자의 권력과 희열을 위해 자리를 골라봅니다.
필자가 간택해주기를 바라는 귀여운 의자들이 예쁘게 보이려 몸가짐을 바로하고 손짓합니다.
과연..
뒷문쪽 출입구 옆 자리 앉았습니다.
사랑스러운 의자가 포근하게 내몸을 감싸안아주는, 비로소 하나되는 느낌.
엄마 품안의 아이처럼 일말의 경계심도 없이 모든 근육이 이완되는 느낌.
에어컨바람이 직빵으로 날라와 뽀송뽀송하면서도 포옥 감싸안겨서 사랑받는 느낌.
감격적이었습니다.
짧지만 강렬한 이 느낌
그대로 간직하고 만끽하고 싶어 눈을 감았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있고 싶었습니다.
호사다마라고 했나요..
오른쪽 어깨에 물컹한 물체를 느낍니다.
탱탱했습니다. 따뜻했습니다.
어깨와 맞닿은 만곡점은 2개 였습니다.
고개를 들었습니다.
내리려고 문앞에 줄서있는 아저씨의 궁둥이였습니다.
아저씨.. 였습니..다.
나의 눈을 뜰수밖에 없게 했던
두 만곡점 사이의 오묘한 따뜻함..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