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글라스, Nice Try~
제목부터가 파격입니다.
눈길을 확 잡아 끌지요?
http://glassandsex.com/
웨어러블컴퓨터(Wearable PC)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엊그제 발표된 구글 글라스를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입니다.
남녀가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고 사랑을 나누면, 구글 글라스를 통해 상대방의 눈에 비치는 모습이나 한쪽에 세워둔 아이폰의 카메라에 비친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컨셉입니다.
이 특이하고 은밀한(?) 동영상은 5시간 동안만 서버에 남아있고 그 후에는 삭제되어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고 합니다.
....는 개뻥.
어쨌든 이 은밀한 동영상을 서버에 저장은 하겠다는 얘기네요.
5시간 후에 정말로 삭제될까요?
안그래도 개인 정보 유출에 민감한 요즘, 이런 서비스는 사실 썩 내키지는 않습니다.
너무도 민감하고 너무도 개인적인 침대속 남녀상열지사까지도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공유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른 얘기지만, 얼마전 미국의 10대들에게 크게 인기를 얻게된 일정시간 후에는 서버에서 사진을 삭제하는 채팅서비스도 1차적으로는 서버에 사진이 저장된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서비스를 개발하는 쪽에서는 서버에 어떤 정보든 일단 저장이 된다는 사실을 훨씬 더 잘 알고 있을듯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5시간 이후에 삭제되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런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정말 구글이 이 서비스를 출시했나 봤더니, 영국의 해커톤그룹이 개발하고 출시했더군요.
Sex with Glass라는 제목으로, 매우 선정적인 아이템으로 마케팅에는 확실히 성공한듯 합니다.
하지만, 극히 개인적인 개인의 사생활을 클라우드 서비스와 공유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호기심에 연인과의 잠자리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쌍수들고 말리고 싶습니다.
(제 의견과 상관없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겠지만요.)
100% 삭제된다는 말을 믿을 수 있을까요?
스트리밍서비스가 유지되는 5시간동안 동영상이 유출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서버관리자든 서비스 관리자든.. 내부 인력이 내가 올린 콘텐츠를 들여다볼 가능성은 전혀 없을까요?
모바일이든 온라인이든 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돈을 벌기 위함이라는 점을 상기했으면 좋겠습니다.
말도 안돼는 뻘 공상이겠지만, 조만간, 사용자가 클라우드에 5시간동안 업로드한 동영상의 패턴을 분석하여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각종 속옷이나 성인용품들을 광고하고 커머스를 붙여 판매한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나의 동영상을 제공하고 열람하는 댓가로 1달러씩 결제받는 성인용 아마츄어 콘텐츠 커머스 시스템으로 확장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서비스를 이용을 결정할땐 이용하면서 누릴 혜택이 나의 정보와 맞 바꿀 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를 따져보는게 맞지않을까요?
우후죽순 생겨나는 다양한 서비스들은 이용하면서 누릴 수 있는 각종 혜택을 앞세워 우리를 낚고 싶어합니다.
일단 사람이 많이 모여야 그 속에서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그 서비스가 내 삶을 즐겁고 풍요롭게 만들어줄 정말 좋은 서비스라면 낚으려는 앙증맞은 노력을 하기도 전에 매우 적극적으로 낚여주고 싶습니다.
클라우드가 만능은 아닙니다.
공유되어야 하는 정보도 있고 공유되어도 상관없는 정보도 있지만, 공유되면 안되는 정보도 있습니다.
공유되면 안되는 정보를 공유하는 일이야말로 클라우드를, 구글을 빅브라더로 만드는 일 일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서비스의 제공자와 사용자 모두 최소한의 책임의식은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Sex with Glass를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다고만 말하기 힘든 이유입니다.